기후변화는 단순히 짧아진 봄, 가을 그리고 길어진 여름과 겨울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2020년 코로나 19와 함께 여름을 강타한 장마와 폭우는 반년 만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에 진입시켰다. 오늘 우리의 일상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기후위기가 되어 다음 날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리는 뫼비우스의 띠 마냥 우리네 삶은 부지불식 간에 스스로 그 위험이 심해져 가고 있다.
< 기후변화와 국가대응전략 >은 막다른 길에 몰려 지금 당장 새로운 삶을 준비해야 할 만큼 기후위기에 직면하여 우리가 가져야 할 국가차원의 정책적 대응 전략에 대한 방향성을 짚어보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를 집대성한 책이다. 전통적으로 국가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 ‘취약성 평가’에 기반하였다. 그러나 인구감소와 고령화, 고속성장에 따른 도시집중 현상과 지역별 인구분포의 불균등,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을 통한 신기술 도입 등 급격한 사회적 변화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적 접근도 단일정책 접근으로부터 다각적이고 융합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 기후변화와 국가대응전략 >은 총 13인의 전문가들이 기후위기에 대해 국가적 차원의 대응전략에 대한 전문적 식견을 제시한다. 더욱 가속화 될 기후변화의 위기 앞에 국가가 대응해야 할 전략 중 가장 실천적이고 시급하게 진행되어야 할 전략을 정책적 측면, 사회적 측면, 방법론적 측면, 교육적 측면에서 조망하고 있다. 정책적 측면에서는 저탄소 기후경제에 대한 기초적 접근과 기본적 고려 사항들을 통해국가 정책 수립에 요구되는 새로운 경제학적 패러다임을 여러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전략의 기초적 방향성을 모색한다. 국내적으로는 기후변화의 대응에 필요한 국가 과학기술의 정책을, 국제적으로는 동북아지역을 중심으로 한 협력체계를 조망한다. 사회적 측면으로는 기후변화 대응하는 실제 정책 사례들을 우리나라 및 캘리포니아, 그리고 여러 국제기구의 실례를 통해 살펴보고, 이러한 지역적 사례의 성공요인과 정책적 함의가 무엇인지를 탐구하여, 기후위기에 요구되는 삶의 정주기반인 토지이용에 대한 기후변화대응의 정책적 전략을 제시한다. 기후변화와 위기에 대응하는 정책적 평가방법의 방향성 역시 시급하다. 국가대응전략을 실효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평가방법론을 정리하고 이를 활용가능하게 하는 방법론적 개념을 소개한다. 나아가 국제적 전략으로서 새로운 호흡 공동체를 제안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전략 커뮤니케이션 접근 방식을 모색한다. 마지막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단기간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지속적인 효과를 지녀야 한다. 이에 장기적 차원의 전략으로서 교육적 접근을 제안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국가과학기술인력 양성에 대한 전략과 함께, 기후변화 대응 교육이 초중등 및 고등교육을 통해 직업인에게까지 어떻게 이어지는 지를 조망하여, 학교 교육을 통한 장기적 국가대응전략을 모색한다.
서론과 결론을 포함한 총 12장의 대응 전략만으로는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새로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국가대응전략을 모두 담아낼 수는 없다. 당장 이 책에서 다루지 못한 사회적 불평등 문제와 급격한 과학기술혁신에 따른 정보습득의 차이를 비롯하여 사람의 영역을 넘어서 생태계와 해양, 산림 등 보다 거대한 전 지구적 차원의 흐름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논의 등, 더 광대한 영역에서 융합적 대응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기후위기에 직면한 오늘날, 우리 사회 앞에 새로운 지평을 제시하고 더 깊이 있는 국가대응전략 모색을 위한 방향과 진단을 제시하며, 이에 대한 본격적 논의의 초석을 다졌다는 측면에서 이 책이 이룬 값진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저자인 박지영 교수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가적 전략이 분절된 학문적 제안이 아니라, 모두가 힘을 합쳐 이겨내야 하는 공통의 목표이기에 이 책을 통한 융합적 대응전략이 국가정책으로 반영되는 것을 넘어 우리의 삶에 실천적인 역할로 이어지기를 독자제현들에게 기대한다고 밝혔다.